오늘의 반달
성모님 어깨 위에 살며시 걸친 오늘의 반달
맑은 하늘 캔버스에 오늘의 반달은 그 어느날보다 크고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
사랑하지만 볼 수 없는 이름은 있어도 차마 가슴에 담지 못하는 당신,
당신을 가슴속에서 조금씩 지워야 했던 그 시작의 날엔 달이 가득 차 있었고
그 이후 시간은 멈춘 듯 내 기억 속에서 조금씩 당신은 사라져 있었던 것 같아요
그리고 그 시간의 지표는 오늘의 반달만이 알려주고 있습니다
쌀쌀한 바람이 아직 준비하지 못한 얇은 내 옷내를 스며 들어가듯이
그날의 당신은 아직 준비하지 못한 얇은 내 가슴을 스며 들어왔었습니다.
그리고 그 횡한 바람이 가슴을 스쳐지나가도 여전히 그 쌀쌀한 바람의 기운은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.
비록 바람은 지나가도 그 바람이 지나던 기억은 왜이리 강철처럼 남은 건가요
어느날 다시 반달은 검게 사라지겠지요
어느날 다시 반달은 가득 가득차겠지요
당신을 처음만나 행복한 그 검은 달의 시간도
당신을 떠나보내 슬프던 그 꽉찬 달의 시간도
이제 딱 그 슬픔도 행복도 그 중간만큼 잔잔히 더디어 지는 그런 중간에 있는 것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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